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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40

학교 차량 정산 아르바이트를 마치고 집에 돌아왔다. 힘없이 터벅터벅 걸어 집에 오니 새벽 1시를 지난다. 할당량을 채우지 못한 공부, 양심의 소리 없는 잔소리가 머리에 맴돈다. 잠도 설쳐 찌뿌둥한 상태로 아침 11시 집을 나서면서 시작된 카페, 차량 알바로 녹초가 된 몸은 애써 외면하며 늘어지려고만 한다. 이제 다시 몇 시간 뒤, 출근할 카페. 오늘이 마지막 날이다. 부끄러운 고백을 하나 하자면, 나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이 카페를, 사장님을, 내가 만든 음료를 좋아해주는 손님들을, 카페 일을 하고 있는 나에 대한 애착이 컸다. 열정이 식었어도 3번의 해가 바뀌는 세월동안 이곳에 물든 정은 어찌할 도리가 없다. 지금 ‘나’ ‘사장님’ ‘카페’ ‘타알바생’ ‘지인’ 등등 카페 알바생으로서 지내며 얽혀간 사.. 2017. 5. 11.
[카페 알바] 선거일 휴무는 배 아픈 날 선거일 휴무 장사 하는 알바는 공휴일이 의미가 없지. 카페 알바는 공휴일이 노동 피크임. 집 올라갈 시간 없으니 사전투표는 필수다. 지지난주 즈음, 3년째 해오던 카페알바를 그만두겠다 말씀드렸다. 정에 이끌려 나를 제치고 카페를 먼저 생각해온 시간들이었는데... 사장님께 서운했던 일화들을 거치며 터져흐른 상처를 움켜 쥔 뒤에야 알바를 그만둘 수 있게 된 것이 이내 씁쓸하다. 빗소리가 참 좋다. 이번 주 토요일까지 근무 예정이었으나 알바오빠가 할 거라며 목요일까지만 하라 통보하셨다. 나야 하루 빨리 쉬고 싶으니 잘됐다 싶었다. 오늘은 내 자리를 대신할 신입알바 교육 첫 날. 선거일이라 학생보단 어르신들이 많았던 오늘, 사이드 메뉴가 꽤나 다양하게 들어왔고 누군지 몰라도 전날 마감을 개판으로 해두어서 만들고.. 2017. 5. 9.
압력솥 첫 사용 길들이기. 매번 압력솥이나 냄비를 태워먹어 바꾼다. 그렇게 자주 바꿔서 새로 사는데 살 때마다 처음 어떻게 닦고 길들이는지 까먹구, 어무니에게 전화를 건다. 고질병인 건망증과 덜렁대는 성격상, 앞으로도 솥과 냄비는 태워먹을 터이니 여기다 적고 기억해두련다. 나는 100% 현미로 밥을 해먹는다. 3시간 이상 불려야 부드럽게 먹을 수 있고, 전기밥솥에다 하면 밥솥이 게거품을 물다가 몇 달 못가 고장 난다. 까다로운 요 아이는 압력솥으로 해먹어야 가장 맛나고 부드럽다. 시간 조절로 좋아하는 누룽지는 덤. 이번에 구매한 ‘PN풍년 새색시 압력솥’ 6인분짜리. 혼자 살지만 손도 크고 위도 커서 이 정도는 되어야 한다.ㅋㅋ 진짜 대박 많이 먹음. 胃大함... 빠밤! 이제 닦아줄 차례! 0. 이 압력솥은 검둥이 알루미늄 재질이.. 2017. 5. 3.
[카페 알바] 아가 엄마 손님 오늘은 귀저기를 펼쳐놓고 가지 않아서 감사하다고 해야할까. 드신 후 쟁반을 반납하고 가는게 우리가게의 원칙이지만 뭐... 종종 걍 나가셔도 개의치 않다. 대부분 그런 분들이 자리를 지저분하게 쓰거나 테이블, 쿠션 등의 소품 위치를 현란하게 멀리도 옮기고 쳐박는 경우가 많다는 게 함정일뿐. 역시 사소한 행동 하나도 그 사람의 성격에서 나오는 듯. 무신경함, 노 배려.. 알바는 안해봤을거야. 아가를 데려오신 손님들 중 꽤 많은 분들이 아가 똥 귀저기와 음료를 그냥 앉았던 자리에 두고 가신다. 버릴 때마다 따끈따끈한게 느낌이 묘하다. 내 아가 똥이 아니라 그런지 썩 기분 안좋음. 2017. 4. 22.
선물 * 선물[膳物] 사전적 의미로 '남에게 어떤 물건 따위를 선사함. 또는 그 물건.' 이는 상황에 따라 받아들이는 사람의 순간, 하루, 일주일을 바꾸게도 한다. 티끌만한 거라도 상대에 대한 관심, 고민과 배려가 물들면서, 그 물건은 몇백곱절의 가치로 부풀려지는 주문에 걸린다. ㅎㅎ 어제는 아침 11시 반부터 6시까지 전북대 구정문 카페 알바, 저녁 8시부터 밤 12시 너머까지 차량요금 정산소 알바가 있는 날이었다. 대선 운동 기간으로 바빠지신 사장님의 대타 부탁을 내가 거절하지 못해 무리하게 알바 시간을 늘려 다시 일주일에 5일, 그 하루의 대부분을 노동으로 보내게 된 탓에, 거진 일주일 내내 일했던 3월과 다를 바 없이 4월도 알바 인생이다. 이러다가 휴학이 끝나겠다. 카페의 타임세일은 여전히 분주하고,.. 2017. 4. 20.
덕진공원 밤산책 with 또아식빵 벚꽃이 만개했다던 날, 달가운 휴일, 주인 잘못 만난 아이폰.. 전날 이 아이폰을 G6로 바꿨다. G6 폰의 카메라에 엄청 실망하고 맴찢.(난 다시 아이폰으로 갈란다. 담에는...) 미세먼지 탓인지 감기에 심하게 걸려 골골대다가 일어나니 저녁이 되어버렸다. 이렇게 하루를 끝낼 수 없어! 하며 열심히 꾸미고! 마스크를 쓴다...하. 화장 괜히 함.하하ㅠ 저녁으로는 주변사람들이 맛있다 하기에 들러본 ‘또아 식빵’ 블루베리 식빵으로 선택. 흠.. 너무 기대했나. 잼 발린 부분은 당연히 맛있는 거고 그냥 식빵 부분에서 갓 구움의 고소함과 약간의 풍미를 기대했는데 걍 식빵 맛이었다. 다른 곳에 식빵과 비교했을 때 별다른 경쟁력 있는 맛이란 생각은 들지 않았다. 기다려 보다가 정말 바로 나온 걸 먹었어야 했나보다... 2017. 4. 16.
'2017. 4. 3. 월요일' 의 일기 어제는 전주 남부시장 에그타르트 집에서 알바를 하구.(여기 에그타르트 진심... 맛있음!!! 이것땜에 뜬금없이 타르트 홀릭...;;) 이 가게 알바에 대한 이야기도 조만간 올릴 것 같다.ㅎㅎ 조타 조아~ 오늘은 알바 없는 날♥ 3월 한달 내내 알바를 했던 건, 이번 달부터 알바 시간을 줄이기 위한 준비(수습알바교육..하..)!뽜! 이번 달부터는 비교적!! 알바에 뺏기는 하루가 훅 줄어든다. 화•수 밤에 차량 정산소 알바 수•목 카페 오픈부터 6시 일 에그타르트 PM 12-7 끝! 유후~ 카페 알바만 이틀 내내 하고 나머지 날은 아예 쉴 생각이었지만 사장님과의 협상이 원활치는 않았기에 하나만 더 간단히 구하려다 사람과 엮이다 보니 두개가 늘어버렸다;; 알바의 굴레는 벗어날 수 없나봄.. 그래도 나름 새로운.. 2017. 4. 4.
일기 끄적_ <2017. 3. 29. 수요일> ‘나는 3학년을 1학기를 앞두고, 무엇보다 쉬고 싶어 휴학한 학생이다.’ 띵띵 부은 얼굴로 화장도 거의 못한 채, 눈에 보이는 옷을 집어 입고 카페 오픈 알바로 뛰어갔다. 내내 멀쩡하다가 알바 갈 때 즈음만 되면 왜 이리 졸린지 모르겠다.ㅠㅠ 대학교 1학년 여름부터 오늘까지 반복되는 이 공간에서의 시간들이 대학교 입학하고 깨어있는 상태로 내 자취방에 있는 시간 이상으로 많아서인지, ‘일’이라기 보다 ‘일상’인 듯. 아침에 일어나 사과를 갈아 마시는 것 같은 당연함. 좋은 건가. 대충 오픈 준비가 다 되기도 전에 손님들이 입장하기 시작했다. 망했다. 우리 카페는 평일 12시부터 15시까지 ‘타임세일’을 한다. 반값도 아니고 거의 1/3 가격에 판매하기에, 손님들이 물밀 듯이 밀려온다. 행주 삶아 빠는 것으.. 2017. 3. 30.
일기 끄적_ <2017. 3. 28. 화요일> 이 글을 쓰기 시작한 시간 2017.3.29.수 새벽 2시 반. but, 먹으면서 쓰다 잠.. 저녁 8시부터 시작해 12시를 넘기면 끝나는 차량 정산알바를 하고 있는 중에 톡 토독,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집 가는 길, 한껏 취한 대학생들이 노래 부르고, 서로를 삿대질도해보고, 굉음을 내며 달려가는 무리들 커플인지 자신에게 와락 안긴 여자가 짜증내며 뭐라 뭐라 하자 어쩔 줄 모르는 남자며, 혼자 취한 남자를 부축해 걸어가는 여자 등등 누군가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 장면들일지 모르겠지만 내 눈에 그저 그 때나 할 수 있을만한 흥과 실수들로 어둡고 고요한 어둠을 활기차게 적시는 대학가 근처의 낭만적인 장면으로 보였다. 그런 그들을 보며 걷자니 나도 ‘포장마차의 꼼장어와 소주’의 낭만이나 25시의 밤 닭발이나.. 2017. 3. 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