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상/알바생의 시선

[카페 알바] 선거일 휴무는 배 아픈 날

by 휴 우 2017. 5. 9.
선거일 휴무

장사 하는 알바는 공휴일이 의미가 없지. 카페 알바는 공휴일이 노동 피크임.
집 올라갈 시간 없으니 사전투표는 필수다.
 지지난주 즈음, 3년째 해오던 카페알바를 그만두겠다 말씀드렸다.
정에 이끌려 나를 제치고 카페를 먼저 생각해온 시간들이었는데...
사장님께 서운했던 일화들을 거치며 터져흐른 상처를 움켜 쥔 뒤에야 알바를 그만둘 수 있게 된 것이 이내 씁쓸하다.

빗소리가 참 좋다.

이번 주 토요일까지 근무 예정이었으나 알바오빠가 할 거라며 목요일까지만 하라 통보하셨다. 나야 하루 빨리 쉬고 싶으니 잘됐다 싶었다.

오늘은 내 자리를 대신할 신입알바 교육 첫 날.
선거일이라 학생보단 어르신들이 많았던 오늘,
사이드 메뉴가 꽤나 다양하게 들어왔고
누군지 몰라도 전날 마감을 개판으로 해두어서
만들고 치워야할게 많아, 하루 만에 여러 가지를 가르칠 수 있었다.

아침부터.. 음 카페에서 못 볼 것들을 좀 많이 보고 종일 가르치느라 힘듦.
+
퇴근 시간, 교대를 위해 마주한 알바오빠는 토요 알바를 내가 하는 걸로 알고 있다며 본인은 그 날 서울 가서 안 될거라 한다. 불길.

사장님은 다르게 알고계시니 확인해보라 했다.

그랬더니 사장님께서 알바오빠한테.. 내가 토요마감 하라 고 전하라셨단다. 음.. 이런 통보 썩 유쾌하지 않다. 이미 일정도 미리 잡아둔 터라 퍽 난감하고 빈정 상하기도 하고.

음 세세한 상황을 말할 순 없지만,
알바오빠도 이번 일정 조정 과정에서 사장님의 반응에 꽤나 맘 상한 듯 하다.

'이제야 네가 왜 항상 지쳐있었는지  알겠다'며 위로해주었다.
이런 일로 공감대 급 형성. 웃프단게 딱 이런 상황에 맞는 말 아닐까 싶다.

너무도 당연하게 매번 카페 대타를 해서일까.

배려랍시고, 부탁 거절하는 게 맘 불편하고, 도와주면 나도 돈을 벌기는 하니까....
내 일정이 있어도 미루며 이제껏 일한 건데 결과가 이 모양이다.
스스로 무덤 판 게지, 뭐.

발암 조별과제 하러 카페로 온 친구와 상추튀김에서 튀김과 순대범벅  참치 마요 김밥 시켜 놓구
비오는 날의 낭만을 오감으로 즐기며, 서로 쌓아둔 그동안의 이야기를 토해낸다.
저녁 6시 반이 되어서야 먹는 첫 끼니라 정신없이 젓가락부터 음식으로 향해버렸다.
(사진 찍는다는 걸 깜박.)
즐거운 시간.

오늘은 학교 차량 정산알바는 쉰답니다.♥
학교알바가 이래서 좋음.

하루 종일 알바 하는 날인데 선거 덕에 뜻밖의 저녁 시간이 생겨 행복합니다.

비오는 날이니까.
추억의 과자들을 먹으며 미뤄온 한국사 문제집을 다시 폅니다.

알바 틈틈이 가 아니라 그냥 집에서 편하게 책을 본다는 것만으로.
창 밖에 빗소리가 은은히 들리는 게
참으로 소소한 행복.

대학생, 알바생이 되고 공휴일은 뭔가 참, 배 아픈 날이다.

'일상 > 알바생의 시선' 카테고리의 다른 글

[타르트 알바] 전주 맘앤타르트 한옥마을 & 남부시장  (0) 2017.06.04
  (0) 2017.05.11
[카페 알바] 아가 엄마 손님  (0) 2017.04.22
선물  (0) 2017.04.20
딸기빙수 만들다 보니까 문득.  (0) 2017.02.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