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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알바생의 시선

선물

by 휴 우 2017. 4. 20.

* 선물[膳物]
사전적 의미로
'남에게 어떤 물건 따위를 선사함. 또는 그 물건.'

이는 상황에 따라  받아들이는 사람의 순간, 하루, 일주일을 바꾸게도 한다.

티끌만한 거라도
상대에 대한 관심, 고민과 배려가 물들면서,
 그 물건은 몇백곱절의 가치로 부풀려지는 주문에 걸린다.

ㅎㅎ
어제는 아침 11시 반부터 6시까지 전북대 구정문 카페 알바,
저녁 8시부터 밤 12시 너머까지 차량요금 정산소 알바가 있는 날이었다.

대선 운동 기간으로 바빠지신 사장님의 대타 부탁을
내가 거절하지 못해 무리하게 알바 시간을 늘려 다시 일주일에 5일, 그 하루의 대부분을 노동으로 보내게 된 탓에,
거진 일주일 내내 일했던 3월과 다를 바 없이 4월도 알바 인생이다.

이러다가 휴학이 끝나겠다.

카페의 타임세일은 여전히 분주하고,
날이 따뜻해져서인지 빙수를 주문하는 사람들이 급증했다. 타임세일 중에만 빙수 주문을 안 받았으면 좋겠다. 쉼 없이 일하다 숨을 돌리니 퇴근시간이다.

가게에 발이 묶여 하지 못했던 일들을 하고
집에 도착해 간단히 끼니를 때우니
벌써 8시가 다돼감.
후다닥 차량 정산 알바로.

알바를 하는 도중 생각지도 못했던 충격적인 이야기를 전해들었다.
순식간에 우리 130만원이 사라진.

어제 날을 샜던 탓일까, 어이없다가 화가 나다가 허무하니 인생무상, 복잡한 감정이 순식간 몰아 스쳐갔다. 타임세일인줄.

다 부질 없어 보이는 게
기분이 축 쳐진다.

죽어라 알바해도 한달에 백만원 못버는데.

이 정도만 여기에 찌끄리고 기억에서 지울란다.

좋아하는 사람에게 전화해 인사하고 시시콜콜한 질문을 던지고
그의 목소리를 들어 위안 삼으려 했지만,
여러모로 내게 서운함을 느끼고 있을 그에게
할 말이 생각나지 않더라.
하고픈 말이 디게 많았는뎅.

아, 스트레스~!
이럴 때는 뇌가 마비될 것 같이 짜릿하게 달달한 디저트를 질리도록 먹고 싶다.
마카롱, 타르트, 케이크.......

차량정산 알바 소개시켜준 오빠한테 물어볼게 있어 톡하다가
내가 걍 우울하다니까 오징어집 큰 놈을 던져주고 가신다.
감동~

꽤 늦은시각, 차량 알바를 할 때, 가끔씩 지인들이 내 얼굴이나 보자고 잠깐 들러

이렇게 투척해주고 가면 증말 심쿵한다고.

사소한 거든 뭐든
자기 공부, 일하기 바쁜 사람들이
내 생각해 챙겨주는 게 얼마나 이쁜지.
난 잘 챙겨주지도 못했는데ㅠㅠ

낮에는 카페로 와
요즘 꽃힌

요놈들을 자주 던지고 사라진다.
당 떨어져 항상 급하게 한번 베어물고서야 정신차림.

난 한가지 꽂히면 그것만 먹어서
친구들이 투척하는 것도 거의 비슷하다.

특히 요즘은 호두타르트랑 에그타르트만 몇개씩 투척하고 수업 간다. ㅋㅋ
이 타르트 달아서 좋아ㅠㅠ
한달내내
 파바 미니호두타르트가 너무 좋다.
질리도록 먹고싶다. 백개 먹고시펑.

딴 얘기지만,
파바 미니 타르트의 타르트지 좋다.
뚜레주르 미니 호두파이는 엄청 퍽퍽함.


알바 끝나고 집 가는 길.
밤 12시 반 지날 때 쯤,
붕어빵 가게가 불이 꺼져있기에 아저씨도 마감하시나 보다하고 인사했더니
'그저 이건 전구 배터리가 다 된 거'라며

나를 불러 ‘오늘도 수고했다’고
공짜로 붕어빵 4개와 만화책, 바나나 우유를 주신다.

매번 주시는 게 많아지고 업그레이드 된다. 죄송하고 감사하다.

가슴이 시릴 때마다 따끈따끈한 붕어빵과 함께 나타나
나의 한 숨통을 틔어주시는 아저씨.

정말 감사합니다♥ (••)(..)


이 인연들이 지금은 내 삶에서 가장 소중한 선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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