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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자취생의 하루17

스무 살 적의 이야기_사랑과 배려 2 이는 서로 간에 ‘사랑’이라고 인식되는 이 감정을 주고받을 때뿐만이 아니라, 내가 일방적으로 상대방을 사랑하고 있다고 확신이 설 때부터 나타나는데 여기서 사랑은 자기만족의 측면이 강하게 반영되어있음을 알 수 있으며, 이 감정은 상대방이 언젠가 본인을 좋아해줄지 모른다는 기대가 있을 때 지속가능하다. 즉, 아직은 가질 수 없지만 가질 수 있을지 모른다는 희망이 있어야만 ‘자기만족’을 이룰 수 있기 때문에, 상대가 완전히 자신에게 관심이 없고 이뤄질 수 없을 거란 확신이 드는 순간, 금지된 것에 대한 욕망으로 사랑은 더 크게 불타오르다가 ‘나에게 돌아올 수 있는 것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절대 돌아올 수 있는 것이 없게 될 것 이라는 점을 정확히 감정 깊숙이 인지하는 순간 그 사랑은 서서히 식거나, 변질되어 .. 2021. 5. 11.
스무 살 적의 이야기_사랑과 배려 1 갓 스무 살, 대학 1학년생이 되어 설레는 마음으로 들었던 수업 중 김혜수 교수님의 '철학의 이해'라는 교양과목이 있었다. 거의 모든 수업 시간에 조는 것이 백다예 트레이드마크라고 할 수 있는데, 이 과목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만..ㅎㅎ 조는 와중에도 간간이 들려오는 와닿는 교수님의 말씀이나 교재 문장들이 꽤나 마음에 들었었던..ㅎㅎ 그러던 와중 교수님께서 '사랑과 배려'라는 주제로 레포트를 써오라는 과제를 내주셨다. 연애 한 번 해본 적 없던 풋풋한 시절, 말도 안될 정도의 컴맹으로 인터넷 검색조차 제대로 할 줄 몰랐던 내가 별수없이.. 가지고 있는 지식과 상상력을 동원해 고심고심 적어내려갔던 기억이 난다. 그 때까지만 해두 책이나 어떤 글귀를 읽으면 통째로 곧잘 외우는 편이라 생각나는대로 무작정 적고 .. 2021. 5. 11.
나를 사랑하기로_ <자취요리와 대만 항공권 예매> 중간고사 시험으로 인해 모든 수업이 휴강이었던 오늘.아침 7시가 조금 안되는 시각. 오랜만에 여유있게 기상했다. 냉장고에서 오렌지와 사과를 꺼내 쥬스로 갈아마시며, 오랜만에 느끼는 산뜻함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공부도 열심히 안하면서 '시험기간'으로부터 오는 압박을 내심 느끼기는 하는 건지, 그냥 정신을 놓은건지 수백개로 분열된 주인의 멘탈 상태를 모방한 듯 난장판인 자취방을 치웠다. 찰현미와 현미를 반 씩 섞어 밥을 짓고, 간장양념에 재워둔 소고기에 좋아하는 야채 듬뿍, 치즈 살짝 넣어 불고기를 만들었다. 아부지가 직접 만들어 보내주신 파프리카 피클 함께 한 접시에 옮겨 담는다.오랜만에... 조촐하지만 '나를 위한' 밥상을 차렸다. 건강한 '집밥'이라는 이유만으로 목구멍 뒤로 밥알을 넘기는 순간 차오르는.. 2018. 4. 25.
2017년의 끝자락에서_ <전주시 블로그 기자단 후기> 불같은 지금의 매순간들이 괄괄하게 과거로 연소된다. 치열하게 타들어가는 내 인생의 1분1초를 방관하니 시간은 물처럼 흘렀다. 잡아둘 수 없기로는 매한가지인 불과 물 사이. 삶에 대해 가지는 애착·욕심의 크기를 따라가 주지 못하는 게으른 형신은 언제나 성미 급한 시간을 탓하며 물 같은 맹한 삶에 안주했다. 어떤 일에도 감흥을 느끼지 못하는 무미한 일상에 조금이라도 변화가 필요하다고 느낄 즈음 누군가 함께 지원해보지 않겠냐며 제안한 ‘전주시 블로그 기자단’. (알려주셔서 감사했습니다. 꾸벅) 내가 발을 딛고 있는 곳이 어디든 만남을 이루는 사람이 누구든 애착을 가지고 바라보아야만이 내 삶에 영양가 있는 요소들을 효과적으로 흡수하고 성장할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적극적으로 취재해 인지하고 누려보고, 그런.. 2017. 12. 31.
힐링 찾아 발악_ <내 맘대로 레시피/도시락 싸기.> 차량 알바 끝나고 집에 돌아오니 오전 0시 35분을 지나고 있었다. 하루 전에 롯데슈퍼에도 들러 욕심껏 장을 보고 왔는데도 재료가 부족한 것 같다. 집 아래 오전 1시 반까지 영업하는 마트에 내려가 좋아하는 야채들을 신중하게 고르고 여느 때와 다름없이 마트 사장님과 일상적인 대화를 나누며 계산을 한다. 왠지 모르게 마음이 들떴다. 조금은 독특한 메뉴로 다채롭게 채워질 도시락을 떠올리니 콧노래부터 나온다. 특별한 날은 아니다, 단지 무엇에라도 열중하고 싶었다. 그리고 그 결과물은 바로 눈에 보여야 했다. 만든다면 주고 싶은 사람이 몇몇 떠오른다. 푸짐한 6인분을 생각했는데 비루한 3인분이 나온 슬픈 사연. 지금 시작합니다. 맙소사. 집 도착하고 씻고 2시에 기절. 4시가 좀 안되어 눈이 떠졌다. 낮에 또 .. 2017. 12. 8.
2017.10.23.월 보호되어 있는 글 입니다. 2017. 10. 23.
자취 일상_<룸메이트, 기대와 현실.> 시작은 꽤나 호기로웠다. 동거 하루 전 날, 서로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규칙을 정하자며 회의 겸 이른 점심으로 전북대 구정문 만선횟집에서 참치회덮밥을 먹으며 시작한 우리. 먹는데 열중한 감이 있지만 나름의 결론을 내린다. 역시 만선횟집의 참치회덮밥은 예술이야. 물론 오늘은 시키지 않았지만 알탕도. 1. 우리의 알바시간은 교차된다. 난 대학교 차량 정산소에서 오전부터 4시간 밤에 5시간일하고, 그녀는 빙수 집에서 오후 풀타임 알바를 한다. 얼굴 보기 힘듦. 잠시 풀이 죽다가 그녀가 내 퇴근시간까지 기다리겠다고 한다. 서로의 고충도 털고 가끔은 야식도 먹으면서 놀자고. 좋은 생각이야. 2. 7평 남짓의 좁은 방. 바닥에서 자고 싶었던 그녀지만 서로의 출근시간을 고려해 싱글 사이즈 보다 살짝 작은 느낌적인 .. 2017. 8. 2.
휴학일상_<2017.07.31의 의미> 벌써 재학생들의 2학기 개강이 한달 앞으로 다가왔다. 2017년 휴학의 한허리가 저물어가는 동안 어떻게 지냈던 건지 기억이 없어 한여름에 뒷덜미를 타고 한기가 올라왔다. 7월부터라도 내가 해보고 싶었던 걸 하나씩이라도 채워가야겠다고 다짐한다. 좋아하는 사람들과 더 오랜 시간 함께 하고 싶었고 배우고 싶었던 것들을 제발 그만 미루고 싶었고 머리 아프고 갑갑한 이곳을 가벼운 옷차림으로 떠나는 여행도 하고 싶었다. 그런데 정말 ‘익숙함’이라는 상태처럼 무서운 것도 없는 것 같다. 게으름을 못 이겨 나의 진짜 욕심들을 외면하는 어제와 같은 오늘에 익숙해졌나보다. 자꾸 반복해 몸에 익어버린 알바가 버릇처럼 그 오늘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휴학생이라 이런저런 장학혜택으로부터 제외 되고 학교를 안가니 알바가 가능한 시.. 2017. 7. 31.
자취 일상_<오늘의 자취방 손님, 내일의 룸메이트.> 7월 10일 월요일, 고등학교 동창이자 과는 다르지만 같은 대학의 동기인 친구가 우리 집에서 자기로 한 날이었다. 이 친구로 말할 것 같으면, ‘사랑하는 별 하나’라는 게시글에서 출현했던 대학에 들어와 더 깊이 친해진 고등학교 동창. 언급한 바 있다, 지우고 싶지만 의식의 저변에 깊게 자리 잡아 인간을 대하는 내 사고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초중고 학창시절이 있다고. 꽃처럼 아련히 간직하고 싶은 시기도 분명히 잠깐 있었지만... 교육의 의무를 이행하기 위해 출석을 해야 했던 ‘학교’는 하루하루... 나의 자존감과 자신감, 희망적인 모든 감정을 도려내가는 도살장이었다. 아무튼 그런 시기, 고등학생 입학하고 영어 스피킹 클럽에서 처음 만난 그녀는 나를 둘러싼 사건들이 터지기 전에 좀 친해진 탓도 있지만 애당.. 2017. 7.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