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상40

2017년의 끝자락에서_ <전주시 블로그 기자단 후기> 불같은 지금의 매순간들이 괄괄하게 과거로 연소된다. 치열하게 타들어가는 내 인생의 1분1초를 방관하니 시간은 물처럼 흘렀다. 잡아둘 수 없기로는 매한가지인 불과 물 사이. 삶에 대해 가지는 애착·욕심의 크기를 따라가 주지 못하는 게으른 형신은 언제나 성미 급한 시간을 탓하며 물 같은 맹한 삶에 안주했다. 어떤 일에도 감흥을 느끼지 못하는 무미한 일상에 조금이라도 변화가 필요하다고 느낄 즈음 누군가 함께 지원해보지 않겠냐며 제안한 ‘전주시 블로그 기자단’. (알려주셔서 감사했습니다. 꾸벅) 내가 발을 딛고 있는 곳이 어디든 만남을 이루는 사람이 누구든 애착을 가지고 바라보아야만이 내 삶에 영양가 있는 요소들을 효과적으로 흡수하고 성장할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적극적으로 취재해 인지하고 누려보고, 그런.. 2017. 12. 31.
힐링 찾아 발악_ <내 맘대로 레시피/도시락 싸기.> 차량 알바 끝나고 집에 돌아오니 오전 0시 35분을 지나고 있었다. 하루 전에 롯데슈퍼에도 들러 욕심껏 장을 보고 왔는데도 재료가 부족한 것 같다. 집 아래 오전 1시 반까지 영업하는 마트에 내려가 좋아하는 야채들을 신중하게 고르고 여느 때와 다름없이 마트 사장님과 일상적인 대화를 나누며 계산을 한다. 왠지 모르게 마음이 들떴다. 조금은 독특한 메뉴로 다채롭게 채워질 도시락을 떠올리니 콧노래부터 나온다. 특별한 날은 아니다, 단지 무엇에라도 열중하고 싶었다. 그리고 그 결과물은 바로 눈에 보여야 했다. 만든다면 주고 싶은 사람이 몇몇 떠오른다. 푸짐한 6인분을 생각했는데 비루한 3인분이 나온 슬픈 사연. 지금 시작합니다. 맙소사. 집 도착하고 씻고 2시에 기절. 4시가 좀 안되어 눈이 떠졌다. 낮에 또 .. 2017. 12. 8.
2017.10.23.월 보호되어 있는 글 입니다. 2017. 10. 23.
알바 일상_<with GS25 김밥> 알바하는 시간이 식사시간과 겹친다. 알바 외의 시간은 약속과 수업들로 가득 차 있어서 지친 몸인지라 집에서 밥을 해먹기가 쉽지않다. 주린 배를 채우긴 해야겠고, 혼자 일하는 정산소를 비우고 식당을 갈수는 없으니 만만한 것이 굳이 데우지 않아도 먹을만한 편의점 김밥이다. 편의점 음식이 나아진건지 내 입이 길들여진건지 매 끼니 나름 만족스럽게 먹고있다. 이런 환경을 아는 지인들이나 앞근무자가 생각지도 못할 때 요런 요깃거리를 챙겨주고 가면 놀라 감동..ㅠ 날 신경써주고 걱정해주는 사람이 있다는 생각에 위로가 되고, 그 사람들 중 미쳐 몰랐던 일부도 새삼 확인하는 계기가 된다. 그 때의 고마웠던 마음을 새겨 간직하고자 여기에 끄적여둔다. 뭐랄까.. 역동적인걸 좋아하는 나에게 좁은 정산소 박스 안은 오래 머물기.. 2017. 9. 13.
전북대 타코야끼_<사이코우> 타코야끼를 엄청 좋아한다. 때는 바야흐로 고등학교 1학년 때 전주 객사에서. 체육대회 뒤풀이로 정신없이 쏘다니다 집으로 돌아올 즈음, 무리 중 한 명이 먹거리 골목에 위치한 ‘마루꾸마루꾸’ 타코야끼 집에서 몇 알을 포장했다. 짱구를 보며 일본음식에 대한 환상을 키워가던 초등학교 저학년 시절, 강경 젓갈 축제에 갔다가 돌아다니는 타코야끼 트럭에서 문어빵을 사먹었다가 너무 맛없어서 충격을 받았던 기억에 그 이후로는 시도조차 하지 않았던 음식. 그게 맛있냐는 의심어린 눈초리를 보내는 내게 그 친구는 타코야끼 한 알을 건넸던 것 같다. 생각보다 너무 맛있어서 반했다는... 그 이후로 객사만 가면 꼭 타코야끼를 포장해왔다. 그렇게 어언 5년째... 한 때는 꽂혀서 만들어 먹겠다며 타코야끼 팬과 반죽, 소스, 가문.. 2017. 9. 10.
알바일상_ <차량정산소에서의 16시간> 너무 현실적이어서 여운이 진하게 아른거리는 악몽의 잔상을 베개 맡에 묻혀둔채 침대에 누운지 2시간만인 AM 3:30 샤워를 하러 화장실로 향했다. 타르트 알바는 그만뒀지만 최근 입었던 화상에 아침부터 피 파티였다. AM 5:30 집에서 출발해 정문 차량정산소에서 준비금을 챙겨들고 동문으로 향한다. 여름이 가긴 갔는지 몇 주 전, 이른 아침에도 하늘을 찢으며 한 줌씩 던져지던 햇살대신 안개같은 어둠만 미적거리고 있었다. 올해 들어 꽃과 나무들이 많아져 훨씬 예뻐진 교정. 마중하듯 활짝 핀 꽃들은 탁한 빛깔의 배경에도 여전히 싱그러웠다. 녹슬어서 풀고 여물 때 새침하기 짝이 없는 자물쇠를 겨우 따 바리게이트를 인도 쪽 구석에 밀어넣고 대문을 연다. 정산소 입출차 개폐기를 내리고 프로그램을 켜 AM 6 전까지.. 2017. 9. 8.
여름나기_ <역전할머니 맥주 & Bar151> 유난히도 푹푹 찌는 요즘이다. 이런 날은 그냥 에어컨이 틀어져있는 자취방이 최고다. 2017.08.05 전 날 밤 1시까지 일을 하고 집에 돌아와 대충 씻고 바로 잠을 청했지만 악몽과 가위눌림 콤보를 가격당하는 통에, 날 밝는 걸 보고서야 인형을 끌어안고 겨우 잠들었다.ㅜㅡ 7월 달 4박 5일간의 일본여행 빼고 매일 아침, 저녁으로 알바를 해서 후유증이라고 해야 하나. 부족한 잠을 채워야겠다며 알바 없을 때 눈 좀 붙이다 뜨면, 반사적으로 평소 알바시간 비슷한 때에 눈을 뜨고 “미친!!!” 이러면서 부랴부랴 나갈 채비를 한다. 불과 20분전에 침대에 누웠으면서 말이다. 어제 오늘 또한 예외가 아니었다. 이것도 여간 스트레스가 아니다. 모처럼 혼자 집에 있는 날, 가뜩이나 뭘 해도 우울하고 예민해질 때에 .. 2017. 8. 7.
자취 일상_<룸메이트, 기대와 현실.> 시작은 꽤나 호기로웠다. 동거 하루 전 날, 서로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규칙을 정하자며 회의 겸 이른 점심으로 전북대 구정문 만선횟집에서 참치회덮밥을 먹으며 시작한 우리. 먹는데 열중한 감이 있지만 나름의 결론을 내린다. 역시 만선횟집의 참치회덮밥은 예술이야. 물론 오늘은 시키지 않았지만 알탕도. 1. 우리의 알바시간은 교차된다. 난 대학교 차량 정산소에서 오전부터 4시간 밤에 5시간일하고, 그녀는 빙수 집에서 오후 풀타임 알바를 한다. 얼굴 보기 힘듦. 잠시 풀이 죽다가 그녀가 내 퇴근시간까지 기다리겠다고 한다. 서로의 고충도 털고 가끔은 야식도 먹으면서 놀자고. 좋은 생각이야. 2. 7평 남짓의 좁은 방. 바닥에서 자고 싶었던 그녀지만 서로의 출근시간을 고려해 싱글 사이즈 보다 살짝 작은 느낌적인 .. 2017. 8. 2.
휴학일상_<2017.07.31의 의미> 벌써 재학생들의 2학기 개강이 한달 앞으로 다가왔다. 2017년 휴학의 한허리가 저물어가는 동안 어떻게 지냈던 건지 기억이 없어 한여름에 뒷덜미를 타고 한기가 올라왔다. 7월부터라도 내가 해보고 싶었던 걸 하나씩이라도 채워가야겠다고 다짐한다. 좋아하는 사람들과 더 오랜 시간 함께 하고 싶었고 배우고 싶었던 것들을 제발 그만 미루고 싶었고 머리 아프고 갑갑한 이곳을 가벼운 옷차림으로 떠나는 여행도 하고 싶었다. 그런데 정말 ‘익숙함’이라는 상태처럼 무서운 것도 없는 것 같다. 게으름을 못 이겨 나의 진짜 욕심들을 외면하는 어제와 같은 오늘에 익숙해졌나보다. 자꾸 반복해 몸에 익어버린 알바가 버릇처럼 그 오늘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휴학생이라 이런저런 장학혜택으로부터 제외 되고 학교를 안가니 알바가 가능한 시.. 2017. 7. 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