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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정산소4

알바일상_ <차량정산소에서의 16시간> 너무 현실적이어서 여운이 진하게 아른거리는 악몽의 잔상을 베개 맡에 묻혀둔채 침대에 누운지 2시간만인 AM 3:30 샤워를 하러 화장실로 향했다. 타르트 알바는 그만뒀지만 최근 입었던 화상에 아침부터 피 파티였다. AM 5:30 집에서 출발해 정문 차량정산소에서 준비금을 챙겨들고 동문으로 향한다. 여름이 가긴 갔는지 몇 주 전, 이른 아침에도 하늘을 찢으며 한 줌씩 던져지던 햇살대신 안개같은 어둠만 미적거리고 있었다. 올해 들어 꽃과 나무들이 많아져 훨씬 예뻐진 교정. 마중하듯 활짝 핀 꽃들은 탁한 빛깔의 배경에도 여전히 싱그러웠다. 녹슬어서 풀고 여물 때 새침하기 짝이 없는 자물쇠를 겨우 따 바리게이트를 인도 쪽 구석에 밀어넣고 대문을 연다. 정산소 입출차 개폐기를 내리고 프로그램을 켜 AM 6 전까지.. 2017. 9. 8.
니가 무슨 내 애인이니. 밤 12시 10분을 넘긴 시각. 학교 차량 정산소 마감을 마치고 나가려고 문을 여는데 콩!!! 이건 뭐지? 순간 오싹. 정말 작디 작은 새끼고양이가 후다닥, 문에 안 부딪힌 척, 요염하게 걸어나와 “냐아옹~” 너도 '무안'을 아니?, 난 진짜 잘아는데ㅎ... 뭐야, 이렇게 귀여울 수 있는거야? 나 동물 원래 무서워 한다구 ㅠㅜ 절대 쓰다듬어주지는 못하구, 대신 정산가방을 안고, 오늘 알바의 마침표를 찍으러 신정문으로 간다. 나의 급작스런 문짝공격에 당한 머리가 꽤나 아팠을텐데 요 조그만 아가가어두운 밤,외로운 퇴근길에 든든한 동행자가 되어준다. 빨리 걸으면 뒤에서 뛰어오고, 멈추면 내 발을 감고 돌고, 걸을 때도 내 왼발과 오른발 사이를 파고드려 애를 쓴다. 요 조그만 것이 꽤나 어둡고, 약간의 비 냄새.. 2017. 6. 15.
[카페 알바] 선거일 휴무는 배 아픈 날 선거일 휴무 장사 하는 알바는 공휴일이 의미가 없지. 카페 알바는 공휴일이 노동 피크임. 집 올라갈 시간 없으니 사전투표는 필수다. 지지난주 즈음, 3년째 해오던 카페알바를 그만두겠다 말씀드렸다. 정에 이끌려 나를 제치고 카페를 먼저 생각해온 시간들이었는데... 사장님께 서운했던 일화들을 거치며 터져흐른 상처를 움켜 쥔 뒤에야 알바를 그만둘 수 있게 된 것이 이내 씁쓸하다. 빗소리가 참 좋다. 이번 주 토요일까지 근무 예정이었으나 알바오빠가 할 거라며 목요일까지만 하라 통보하셨다. 나야 하루 빨리 쉬고 싶으니 잘됐다 싶었다. 오늘은 내 자리를 대신할 신입알바 교육 첫 날. 선거일이라 학생보단 어르신들이 많았던 오늘, 사이드 메뉴가 꽤나 다양하게 들어왔고 누군지 몰라도 전날 마감을 개판으로 해두어서 만들고.. 2017. 5. 9.
일기 끄적_ <2017. 3. 29. 수요일> ‘나는 3학년을 1학기를 앞두고, 무엇보다 쉬고 싶어 휴학한 학생이다.’ 띵띵 부은 얼굴로 화장도 거의 못한 채, 눈에 보이는 옷을 집어 입고 카페 오픈 알바로 뛰어갔다. 내내 멀쩡하다가 알바 갈 때 즈음만 되면 왜 이리 졸린지 모르겠다.ㅠㅠ 대학교 1학년 여름부터 오늘까지 반복되는 이 공간에서의 시간들이 대학교 입학하고 깨어있는 상태로 내 자취방에 있는 시간 이상으로 많아서인지, ‘일’이라기 보다 ‘일상’인 듯. 아침에 일어나 사과를 갈아 마시는 것 같은 당연함. 좋은 건가. 대충 오픈 준비가 다 되기도 전에 손님들이 입장하기 시작했다. 망했다. 우리 카페는 평일 12시부터 15시까지 ‘타임세일’을 한다. 반값도 아니고 거의 1/3 가격에 판매하기에, 손님들이 물밀 듯이 밀려온다. 행주 삶아 빠는 것으.. 2017. 3.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