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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자취생의 하루

휴학일상_<2017.07.31의 의미>

by 휴 우 2017. 7. 31.
벌써 재학생들의 2학기 개강이 한달 앞으로 다가왔다.
 2017년 휴학의 한허리가 저물어가는 동안 어떻게 지냈던 건지 기억이 없어 한여름에 뒷덜미를 타고 한기가 올라왔다. 7월부터라도 내가 해보고 싶었던 걸 하나씩이라도 채워가야겠다고 다짐한다.

좋아하는 사람들과 더 오랜 시간 함께 하고 싶었고
배우고 싶었던 것들을 제발 그만 미루고 싶었고
머리 아프고 갑갑한 이곳을 가벼운 옷차림으로 떠나는 여행도 하고 싶었다.

그런데 정말 ‘익숙함’이라는 상태처럼 무서운 것도 없는 것 같다.
게으름을 못 이겨 나의 진짜 욕심들을 외면하는 어제와 같은 오늘에 익숙해졌나보다.
자꾸 반복해 몸에 익어버린 알바가 버릇처럼 그 오늘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휴학생이라 이런저런 장학혜택으로부터 제외 되고 학교를 안가니 알바가 가능한 시간은 늘었다.
학업과 알바의 단조로운 무한 순환을 끊어보려 결심했던 휴학인데 정신차려보니 학업은 빠지고 알바만 남아 순환조차 할 수 없는 퍽퍽한 나날과 동행하고 있었다.
 
습관적으로 보내버려 ‘내’가 주도권을 갖지 못한 일상이었기에,
피부를 스치는 새로운 사건들과 눈에 익은 배경, 인연들이 모두 녹아든
하루의 다양한 가치들을 인지하지도 못하고 스쳐 보낸 게 아닌가 싶다.

그리고 오늘은 7월 마지막 날이다.
나름 많은 것들이 끝나고 시작을 앞둔 달이 된 것 같다.
전주시 블로그 기자단 활동에 이제야 참여하기 시작했다.
히피 펌을 반듯이 폈다.
고대했던 첫 일본여행의 비행기를 놓쳤다. 놓친 것이 비단 비행기만이 아니었을 것이다.
그래도 4박5일간의 여행을 무사히 마쳤다.
헬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나를 보고 싶다고 말해주는 사람들의 연락을 마다할 이유가 없어졌다.
산책을 많이 하고싶다.

그렇게 두려운 8월을 몇 시간 앞둔
7월의 마지막 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