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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자취생의 하루

두서없이 끄적끄적

by 휴 우 2016. 12. 6.

일요일 알바 후 집에 돌아와
친구들과 일요일까지 올리기로 약속했던 비교정치 요약을 맡은 부분을 끝내고, 밤새 전공 과제를 해 월요일 아침에 제출을 했다. 교수님께서 평가해주시기 이전에 나부터가 마음에 썩 들지 않는다.

다음 주에 전공 시험이 월요일 하나, 화요일 둘, 목요일 하나, 그 다음 월요일 하나 따라라~ 있을 예정이다. 그래도 당장 제출해야했던 과제는 끝이 나서, 이제 시험 당일 제출해야할 과제만 남았는데, 조금도 후련하지 않다.

이번 학기는 전 학기보다는!!!
함들만한 굴직한 사건도 없었고, 여유를 갖겠다며 15학점만 들은 터라 전공과목들도 부담이 덜한 편이었으나... 학점에 대한 기대를 가질 수 없었다.
자잘한 일상 속 마음앓이가 생각보다 신경을 많이 갉아먹은 듯 하다.

전에 없이 잦은 병원출석으로 버림받은 강의, 체력 방전으로 둔해지는 몸짓이 만들어낸 화려한 지각과 병결의 콜라보 출석부,

수업·알바 이외에 주어진 공부나 과제를 할 시간에 온전히 그 일들에 집중하지 못함으로써,
촉박하게 써내려간 레포트, 짧고 급하게 수업내용을 외워 자신 없게 써내려간 시험지속 내 논리들... 기말 시험공부를 해야 하는데 희망이 보이지 않아 집중이 잘 되지 않는다.

머리가 너무 복잡해.



누군가 나에게 말하기를 ‘지금 자신에게 소중한 사람에게 집중하라’고.
그때 나름 가슴 깊이 새겨듣고자 했던 말이었는데. 생각처럼 쉽지는 않다.

최근 어떤 제약으로부터 조금은 자유로운 몸이 되었다.
괜히 혼자 아닌가 싶기도 한데..

눈 깜짝할 사이 지나버린 2년간의 대학생활.
멀지 않은 지역에 본가를 두고, 혼자지내고 싶단 욕심에 자취를 시작한 나는 수능이후 지금까지 여기저기서 원 없이 알바를 해왔다.
나는 1년 반 째, 대학 구정문에 위치한 카페에서 금토일 알바를 해오고 있다.
적지 않은 알바경험들 중 이곳처럼 사장님이 좋은 곳이 없었다. 그저 갑을관계로 머물 수 있는 위치이시거늘, 항상 엄마, 언니 마냥 걱정해주시고, 이따금씩 흑마늘 즙, 옷, 반찬 등을 챙겨주신다. 사장님의 이런 배려들이 자취생인 나에게 얼마나 따뜻하고 감사하게 다가오는지 모른다.
사장님에 대한 이야기는 시험 끝나고 차차 제대로 적고자 한다.

대학 생활이 시작되고 ‘나’의 인생에 영향을 미친, 감사하고 원망스러운 다양한 인연들에 대한 내용으로 이야기를 채워나가고 싶다는 생각으로 ‘일상 한 숨’이라 시작한 블로그인데 정신없이 거의 반년을 그냥 흘려보내 버렸구먼.
사람들이 내게 묻히고 간 향수를 글로 잘 표현해 낼 수 있을지 자신없어 시간을 제대로 내어 적겠다 미루다 이런 일이..! ㅎ
부족한 글도 자꾸 쓰다보면 비슷하게나마 느낌을 낼 수 있을 것이라 믿으며.
그래도 우선 시험이라는 급한 불부터 끄고.

읭 말이 샜네.

얼마 전, 내가 일하는 카페에 새로 들어온 알바생 오빠는, 학교에서 같이 조별과제를 하며 알게 된 분인데 마침 새로 알바생을 뽑고 있던 사장님에게 내가 소개해드려 바로 시작하게 되었다. 성격도 서글서글하고 유머 있어, 일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사장님의 마음에도 금방 들은 듯 하다. 두고 볼 일이지만 서도 같이 일했던 동기 트라우마로 마음 졸였는데 다행이다.
11월 26일인가, 같이 알바를 하다 ‘징거버거가 kfc 것인가 롯데리아의 것인가.’라는 말도 안되는 주제로 내기를 해서 이겨, 오빠가 나에게 저녁을 사주기로 했었다.
12월 3일이었던 토요일은 사장님 사정으로 알바시간이 당겨져서 마감이 아니라 오픈을 했기에 8시 반에 퇴근을 했다. 주말 저녁을 쉬다니...!!! 퇴근을 하고 같이 밥을 먹기로 했다.



며칠 간 몸이 아파, 학교에서도 잘 안보이던 과 선배이자 가장 친한 오빠가 몸이 좀 나아졌다며 카페에 놀러왔다. 블로그에서는 ‘형’이라 부르겠다. 대학 입학하고 가장 먼저 친해진 오빠로 엄청 착하고 마음도 잘 통해서 1학년 때부터 남매마냥 친해진 편한 사람이다. 키도 190에 우람하다. 160도 안되는 내가 옆에 있으면 난 더 작아진다는...ㄸㄹㄹ
오늘 일찍 퇴근해 저녁을 먹을 것이라 하니 함께 하자고 했다.

금요일부터 우울해 축 쳐져있는 나에게 ‘오스카’에 가자 제안한다.

당장 일요일까지 하기로 친구들과 약속한 전공과목 요약과 월요일 아침까지 제출기한인 전공과제를 손도 제대로 못 댔는데 술집이라니... 그러나 간단하게 한잔 정도는~!


그 곳이 특히 ‘오스카’라면! 기네스 맥주가 참 맛있는 집. 거진 1년만이다.
얼마 전까지 같이 가고 싶었던 사람이 또 있었는데, 결국 그러지 못했었다는 아쉬움이 머리에 스치자 더 가고 싶었다.


​​각자 기네스 한잔씩 시키고 안주로 ‘가바스 알 아히요’를!
살짝 맵고 양도 좀 적지만
바게트에 기름을 적시고, 그 위에 올려먹는 새우와 마늘의 조화가 좋다.
먹을 때보다 먹고 난 다음에 생각나는 맛?!
기네스 한잔에 8,500원이고 안주가 13,000원 정도 였던 듯하다.
술이 맛있어 금방 동이 났고 한잔씩 더 시키기엔 우리가 가난했기에

아쉬운 마음에 2차는 사대부고 쪽, 춘자살롱으로 향했다.
춘자살롱은 추억이 참 많은 곳이다. ​

오스카도 그렇지만 다른 사람들과 너무 분리되어 있지도 않고
시끄러워 일행과 말이 잘 안들리는 것도 아닌 딱 이정도의 술집이 좋다.



세트메뉴로 치킨, 샐러드, 버터갈릭 감자튀김.
자몽과 크림맥주를 시키고 짠.
버터갈릭감자튀김이 새삼 너무 맛있어서 월요일 과제 제출하고 감자튀김 먹으러 또 갔다는ㅎ
꽂히면 매일 먹고 싶다는-!

우울한 나를 달래주느라 오빠들이 고생이 많았다;;
이런저런 얘기를 하며 오랜만에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나는 일요일 알바 후,
밤을 새고 학교에 갔다고 한다. 하하하.

그리고 오늘은 필통을 잃어버렸다..ㄸㄹ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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