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12시 10분을 넘긴 시각.
학교 차량 정산소 마감을 마치고 나가려고 문을 여는데 콩!!!
이건 뭐지? 순간 오싹.
학교 차량 정산소 마감을 마치고 나가려고 문을 여는데 콩!!!
이건 뭐지? 순간 오싹.
정말 작디 작은 새끼고양이가
후다닥,
문에 안 부딪힌 척, 요염하게 걸어나와 “냐아옹~”
너도 '무안'을 아니?, 난 진짜 잘아는데ㅎ...
뭐야, 이렇게 귀여울 수 있는거야?
나 동물 원래 무서워 한다구 ㅠㅜ
절대 쓰다듬어주지는 못하구,
대신 정산가방을 안고,
오늘 알바의 마침표를 찍으러 신정문으로 간다.
나의 급작스런 문짝공격에 당한 머리가 꽤나 아팠을텐데
요 조그만 아가가
어두운 밤,
외로운 퇴근길에 든든한 동행자가 되어준다.
빨리 걸으면 뒤에서 뛰어오고,
멈추면 내 발을 감고 돌고,
걸을 때도 내 왼발과 오른발 사이를 파고드려 애를 쓴다.
요 조그만 것이
꽤나 어둡고, 약간의 비 냄새도 코끝을 스치는 우울한 밤,
너 하나 있다고 위로가 되는 그런 밤.
저에게 버겁더라도 내 걸음에 폴레폴레 맞춰주는
이 조그만 것이
그렇게 고마울 수가 없는 밤.
나도 못 먹은 저녁, ‘집 가서 맥주 한 잔’이 간절한 이 시점에
너 줄 것 없어 아쉬운 데
내맘을 아는지 모르는지
좋~다고 계속 내 다리에
그 사랑스러운 볼을 부비어대는
요 조그만 녀석.
떼어내기가 왜 이리 힘든지.
그 여린 것
길에 남겨두고 오기 쉽지 않다.
혼자가 아닌 퇴근길은 오랜만이다.
먼저 사랑스럽게 다가와줘서 설렌다.
훈훈한 여운은
오늘 하루를 찬찬히 돌이켜 볼 여유를
안겨주었다.
어쩌면 사람보다 나은 것도 같다.
이래서 애완동물을 키우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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