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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기 하 나 정신없이, 허무하게 또 2학년 2학기가 저물어가고 있다. 3학년을 코앞에 두니 기분이 묘하다. 소중한 사람의 수술, 학점, 장학금, 알바, 건강, 인간관계, 동아리, 외모, 흐트러진 가치관 등등 어느 하나 적당한 스트레스가 아니다. 벅차다. 체력에 한계가 온 시점에서 마주할 수 있는 건... 스스로의 무능력함뿐이란 걸 실감했을 때만큼, 절망적인 건 없는 것 같다. 다시 일어설 힘을 짜내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는 사실 게으른 탓이다. 대학교 입학 초부터 불안하게 시작되어 며칠 전까지. 내 인내심을 거의 매일같이 시험에 들게 하던, 그러나 일말의 안쓰러움과 정에 이끌려 져버리지 못했던 동기 한 명과의 인연을 끝냈다. 1년 반이 넘는 시간동안 친구였다는 게 신기할 정도로 나와 맞지 않았던 친구였고, 아무.. 2016. 11. 18.
뒤로걷기 힘들구먼... 아무도 관심 없는데. 열심히 사는 척 일이 많아 바쁜 척 뭔가 시도라도 해보려는 척 네가 내 앞에서만 싸늘한 표정을 지어도 괜찮은 척 힘든 척 아픈 척 착한 척 누군가의 관심이라도 받고 싶은 건지 그냥 징징거리고 싶은 건지 게으른 내 모습이 창피해 감추려 그러는 걸까 무능력하게 내놓은 성과물들에 대한 핑계거리를 찾는 건 뭔데. 뒤로 걷기 시작한지 4년 되어가나. 눈앞의 길을 놔두고 . 보이지도 않고 불안하기만 한 여정을 멈추지 못한채 작은 희망 한 자락도 너무 커 보이는 기회비용에 엄두를 못내는 지금이 너무 막막하고 한심하고 속상하고. 여름방학 땐 정말 제대로 쉬고 사람 좀 되어야겠다고 다짐했는데 날 보고 상처 주는 소중한 사람들을 보고 문득 떠오르는 이전의 멀어진 인연들을 보다가 퍼렇게 .. 2016. 9. 25.
블로그 시작 가을이 확실히 다가오고 있긴 한가보다. 전날 비가 종일 보슬보슬 오더니 알바를 끝내고 나온 11시 즈음엔 비는 그치고 제법 서늘한 바람이 불었다. 비온직후라 그런가 했는데 오늘 아침 쓰레기를 버리려 집 앞에 나오는데 전날까지 느낄 수 없었던 차가운 이슬의 냄새와 산들 싸늘한 바람이 낯설게 귓불을 스쳤다. 가장 좋아하는 계절이 성큼 다가왔다. 더위, 추위에 날이 서는 온몸의 감각이 잠시 휴식을 취하고 떨어지는 낙엽과 함께 저 밑에 묻어두었던 지난날의 추억을 상기하기 좋은 계절. 불쾌함과 짜증이 걷힌 눈으로 눈앞의 풍경을 지켜보기 좋은 계절. 그래서 더 마음이 아픈 계절. ‘이런 멍청이, 바보, 등신...’ 이기적으로 행동하고, 같은 실수를 반복하고, 지키지 않을 다짐을 하고, 무례한 태도를 취하며 누군가에.. 2016. 8.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