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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숨/문득

뒤로걷기

by 휴 우 2016. 9. 25.
힘들구먼...
아무도 관심 없는데.
열심히 사는 척
일이 많아 바쁜 척
뭔가 시도라도 해보려는 척
네가 내 앞에서만 싸늘한 표정을 지어도 괜찮은 척
힘든 척
아픈 척
착한 척

누군가의 관심이라도 받고 싶은 건지
그냥 징징거리고 싶은 건지

게으른 내 모습이 창피해 감추려 그러는 걸까
무능력하게 내놓은 성과물들에 대한 핑계거리를 찾는 건 뭔데.

뒤로 걷기 시작한지 4년 되어가나.
눈앞의 길을 놔두고 .
보이지도 않고 불안하기만 한 여정을 멈추지 못한채
작은 희망 한 자락도 너무 커 보이는 기회비용에 엄두를 못내는 지금이
너무 막막하고 한심하고 속상하고.

여름방학 땐 정말 제대로 쉬고 사람 좀 되어야겠다고 다짐했는데

날 보고
상처 주는 소중한 사람들을 보고
문득 떠오르는 이전의 멀어진 인연들을 보다가
퍼렇게 멍들고 까메지는 마음을
문질러 닦아냈던 다른 마음이 걸레가 되었다.

20살 대학에 입학해 처음으로 술이 있는 모임자리에 가면,
술을 마쉬고 취해 기분이 붕 떠서 큰 실수를 하고 없는 애교를 부리며 당황스러운 행동을 하는
또래 아이들이  항상 보였다.
'아직 너무 어리니까 봐준다, 새내기니 넘어간다.'그런 말들을 곁들이며 어른들과 선배들이 쩔쩔매며 챙겨주는 모습을 볼 때,
그리 쾌활하게 웃으며 취한 그 아이들이 왜 그리 부러웠을까.

지금이 아니면 할 수 없는 무모하고 재밌고 철없는 짓들을
“아직은 어리니까” “어려야만” 할 수 있는 더 생각없는 언행과 행동들을
웃으면서 막..막 막....하고 싶다. 물론~! 그럴 용기가 없었고 지금도 없으니 이리 상상만 하는 건데..히히...
옳지않은 행동마저도 용기가 필요한 법이다.
너무 큰 바램인 건 알지만
내가 뭘해도
“그래도 괜찮아.”라고 누군가 해줬으면 좋겠다.

나도 이제 어른이지만, 아이일 때 정말 아이답게 있어보지 못했다는 후회에..
마음을 풀 방법을 찾지 못하고
이제와 애처럼 자꾸 징징댄다. 이래서 시기에 맞게 살아야 하나보다. 자꾸 뒤떨어지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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