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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숨/문득

블로그 시작

by 휴 우 2016. 8. 27.

가을이 확실히 다가오고 있긴 한가보다.
전날 비가 종일 보슬보슬 오더니
알바를 끝내고 나온 11시 즈음엔 비는 그치고 제법 서늘한 바람이 불었다.
비온직후라 그런가 했는데
오늘 아침 쓰레기를 버리려 집 앞에 나오는데
전날까지 느낄 수 없었던 차가운 이슬의 냄새와
산들 싸늘한 바람이 낯설게 귓불을 스쳤다.

가장 좋아하는 계절이 성큼 다가왔다.
더위, 추위에 날이 서는 온몸의 감각이 잠시 휴식을 취하고
떨어지는 낙엽과 함께 저 밑에 묻어두었던 지난날의 추억을 상기하기 좋은 계절.
불쾌함과 짜증이 걷힌 눈으로 눈앞의 풍경을 지켜보기 좋은 계절.

그래서 더 마음이 아픈 계절.
‘이런 멍청이, 바보, 등신...’
이기적으로 행동하고, 같은 실수를 반복하고, 지키지 않을 다짐을 하고, 무례한 태도를 취하며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고… 돌려받는 것 밖에 할 줄 모르는 것 마냥 살고 있는 것 같다,

2학년 2학기 개강이 며칠 안 남았다.
아니나 다를까 이룬 것 없이
잉여롭게 지나간 방학을 재충전의 시간이었다는 같잖은 핑계로 위로해보며
알바 갈 준비를 시작해야겠다.

‘없는 대로 아끼면서 살 것이지 버는 대로 족족 다써버릴거면서 뭐 하러 알바는 죽어라 하는지.’
세상에는 가치관이 다른 정말 다양한 사람들이 있지만 가장 이해를 할 수 없는 사람은 나인 듯하다.

글을 정말 잘 쓰는 어떤 분의 블로그를 2개월 전 쯤부터 읽기 시작했다.
‘그래 저렇게 글 잘 써야 블로그 쓰는 거지.’ 하고 책 많이 읽고 글 좀 잘 쓰면 쓰기 시작해야겠다고 접어두었다가 방학을 며칠 안 남겨둔 지금 평생 못 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끄적끄적 해본다.

글 잘쓰는 사람들은 오글거리는 생각들도 안오글거리게 쓰던데...
뭐.. 아무리 나라도 하다보면 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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