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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숨/문득

잘 모르겠다.

by 휴 우 2020. 1. 11.

끄적끄적

미워도 밉다하지 못한다.
싫어도 싫다하지 못하다
속으로 절절맨다.
여전히 어리석다.

'이 사람 좋은 사람 같아.'
조금 마음 열라치면, 그들은 어김없이 선을 넘으려고 한다.

내 맘과 같은 사람 없다 이해하려 하지만, 역시 어김없이 아프다고 느낀다.
그렇게 믿음을 안은 나를, 그 사람에게 안일한 편안감을 준 나를
원망해야한다.
내가 마음에 들거나 당장 필요할 때 자신의 입맛에 맞춰 자신의 감정을 밀어붙이는 당신들에게...
애써 웃으며 거절하거나 싫다말할 때, 무너지는 감정들을.

이전에는 글이라도 끄적이며 토해내던 아픔들이
이제는 목구멍에 멍울멍울 맺힌다.
그렇게 고이다 다시 속으로 떨어진다.
멍울멍울 맺힐 즈음 밖으로 뱉어내려다 목을 죄는 두려움에
헛소리만 짓껄인다.

뭐랄까.
잘 익어가길 바랬는데, 곯아 썩어가는 열매처럼
나는 하루, 한 주, 한 해를...
품으려 했던 다채로웠던 기억은 거름으로 쓰기에 너무 독해서, 
하나하나 해독하며 약으로 쓰기엔 나는 부족한 사람이라서
매일이 버겁다.

혼자 있을 땐, 무엇이든 조금 주워먹어도 역겨워 토하기 바쁜 내가
타인과 있을 땐, 신나게 음식을 입에 밀어넣는거다.
습관이 되어버렸다.
이제 그것도 시간이 쌓이니 꽤나 묵직하다.

남을 탓하고 원망하는 것만큼 초라하고 가여운 일이 없는데
요즘은 그렇게라도 무게를 덜어내고 싶기도 하고.

잘 모르겠다.

나는 나를 잘 모르겠는데,

당신들은 나를 잘 안다는 듯 말한다.

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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