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당장 아픈 건 '그냥 아프다' 정도라면,
그 아픔을 지우기 위해 받아야할
한 두시간의 치료들은 '정신 나갈 정도로 아프다'.
그래서 아픈 게 무서운거다.
1.
갱년기인가?
서른 앞두고 부쩍 눈물이 잦아졌다.
뭐.. 엉엉 와르르 까지는 아니고
요실금 맹키로 괄약근이 쉬야를 붙잡아두지 못하는 처지로다가
눈물샘이 힘이 빠져 가~
눈물주머니가 받아내기 딱 한 두 방울 넘칠 양 정도.
방에 혼자 있을 땐 괜찮은데
밖이라 누군가 있을 땐 퍽 당황스럽다.
근손실이 눈까지 온 듯.
빡칠 때, 지리 듯
그런 느낌으로다가.
느낌 알지?
2.
생각하는 게 지쳐서 글을 멀리했다.
알콜로 절여져 허접해져가는 필력에
간단한 글조차 쓰고 싶지도, 보고 싶지도 않아서..
계속 이러다간 진짜
글쓰는 뇌가 네버랜드에 묻힐 듯 하여
갓난 아기 다시 키운다 생각하고
조금이라도 끄적이기로 해.
3
흥미가 생긴 직무에 대해
제대로 배울 수 있는 과정이 있어
올 초에 지원을 했고, 운이 좋게도 붙었다.
입학 초부터 여러모로 내 멘탈은 정상은 아니었기에,
성장하기보다
반면교사에 동화되진 않았을런지.
기대 이상과 이하는 극명했는데
충격적인 신선함을 안겨주신 선생님들 밑에서
가르침을 받을 수 있었다는 것만으로
지난 모든 시간은 꽤나 의미있었다고 믿고 싶다.
평생 가고픈 동기 인연도 몇 얻었고.
과정 동안
'하찮음'에 쓴웃음,
'어리석음'에 분노하며...
역시 인간의 본능은 '내로남불'인가,
자리만으로 만들어지는 같잖은 '우월의식'들에
혀를 끌끌 차며.
여러모로 구경하는 재미도 있었고
그 대상에는 본인도 열외가 아니었다.
본능과 이기심에 따라 흐르는
행동과 언어습관들을 보며
스스로도 저리되지 않도록
그리하지 않도록
경계해야함을,
하지만 정말 잘해왔을까.
정신없이 흘려보낸 시간들이었지만
되새김질로라도 소화하기로 해.
여러모로
아픈 과거의 기억과
아픈 현재가 얽혀
나름대로 내 속에서는 치열했고,
그래도 학생이라는 신분 덕에
철부지처럼 징징대기도 많이하고.
잘 쉬었다.
4.
'학생'이라는 신분,
제가 참 좋아하는데요~
이제 또 마무리를 해야하네요.ㅎ
부담없이 도전하고, 실패하고,
부족한 게 당연하다고 받아들여지는 그 신분을
대학생 때부터야 조금 즐기게 되면서
어지간히도 내려놓기 싫었는데
사회에선 오랜 학생이라는 신분이 흠이 되니
그런 마음이 정상은 아닌가보다.
그렇다고 마냥 책임감 없이 놀았던 게 아닌데.
언제즘에나 제대로 한 숨 쉬어볼 수 있을지.
이젠 좀 지긋지긋한데 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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