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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음식과 추억

저렴한 가격과 넉넉한 인심의 맛집_ <전북대 더도리 칼국수>

by 휴 우 2017. 6. 6.
 얼마 전, 아침 9시부터 낮 2시까지 있던 차량 정산 알바를 마치고 주린 배를 움켜쥐며,
 뭐라도 다 먹어버리겠다는 눈빛으로 북대 구정문을 배외했던 날.

내가 하도 먹어 주변사람들이 질려버린 파리바게트 호두타르트 3개를 습관처럼 집어 들고 나왔다.
그런데 갑자기 쌀알이 먹고 싶다.
이미 호두타르트는 질렀는데 점심으로 과한 지출을 싫고,
노동하다 3시 되어서야 첫 끼를 맞는데 대충 먹는 건 더 싫어
가벼운 주머니로도 든든히 먹을 수 있는 ‘더도리’로 향한다.

밥 시간대는 아닌지라 손님은 없었구. 사장님의 따님이 손주아기를 데리고 가게에 놀러 오신 듯 했다.

3천원 짜리 제육볶음을 시켜놓고 앉아있는데 그 아가가 내 품에 안긴다.
14개월밖에 안된 아기가 낯도 안가리구 덥썩 안기는 게 이쁘다.

G6로 폰 바꾸고 사진을 잘 안 찍는데
카메라를 켤 수 밖에 없었다.
귀엽게도 활짝활짝 웃는다.


“얘가 아가씨한테는 원래 잘 안가는 데 왠일이래~?” 하는 아기 엄마의 말에
괜히 으쓱해지고 아가가 기특하다가도 뭔가 미묘한 느낌.

좋은 게 좋은거지.ㅎ
밥 먹기도 전에 마음이 포만감에 젖었다.

음식도 생각보다 빨리 나왔다.
저렴한 가격에 이 푸짐함이면 훌륭하다.
내 기준에서 맛도 매우 만족이다. 여기서는 항상 제육을 시키는 것 같다.

친구가 시켰던 참치찌개도 맛있었는데...
부대찌개는 별로였다고 들은 것 같다.
보통 사람들은 돌솥이나 참치 비빔밥 종류를 많이 시키는 것 같다.
국물 없는 메뉴 두 가지를 시키면 순두부찌개까지 덤으로 주니 아~주 칭찬해.

전에 찍었던 사진이 있었네.

아, 전 날 술 마셨다면 여기 ‘바지락 칼국수’나 ‘수제비’ 추천.
해장에 아주 그만이다.
나는 ‘칼국수’, ‘수제비’ 종류 안 좋아하지만
친구가 시켰을 때, 국물만 먹었었는데 뜨끈뜨끈 맑은 국물에 속이 시원하니 좋았다.

암튼 이 날은 밑반찬으로 나온 ‘들깨 토란 무침’(?)이 정말 맛있었다.

사장님이 먹을 줄 안다고
 직접 키우고 씻어 말린 토란이라
쓴 맛도 없고 맛있는 거라며 더 담아주신다.
나 좀 먹을 줄 알음. 핳

대학로에서 오랜 시간 버텨온 가게인 만큼
내부는 확실히 세월의 흐름이 좀 느껴지는 투박한 공간이지만
이 또한 저렴한 이 한식들을 부담 없이 먹기에 꽤 어울리는 공간.
포장마차에서 소주 같은 조화랄까.

참고로 포장은 안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