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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숨/문득

이성선 <사랑하는 별 하나>

by 휴 우 2017. 4. 19.



나도 별과 같은 사람이
될 수 있을까.
외로워 쳐다보면
눈 마주쳐 마음 비춰주는
그런 사람이 될 수 있을까.

나도 꽃이 될 수 있을까.
세상일이 괴로워 쓸쓸히 밖으로 나서는 날에
가슴에 화안히 안기어
눈물짓듯 웃어주는
하얀 들꽃이 될 수 있을까.

가슴에 사랑하는 별 하나를 갖고 싶다.
외로울 때 부르면 다가오는
별 하나를 갖고 싶다.

마음 어두운 밤 깊을수록
우러러 쳐다보면
반짝이는 그 맑은 눈빛으로 나를 씻어
길을 비추어주는
그런 사람 하나 갖고 싶다.

-이성선 <사랑하는 별 하나>



어린 시절, 학교와 동네라는 벗어나기 힘든 작은 틀 안에서의 삶은 항상 시끄러웠다.
가장 믿고 의지했던 인연들에게 자꾸 데이고,
얄궂은 우연들이 겹쳐 만들어진 상황은 좋아하는 일을 쉬이 하게 내버려두지 않았다.
마음이 너덜너덜 해지는 게 뭔지 체감하는 나날들에 무뎌졌고.
허황된 소문, 굳어진 오해, 질투들에 그저 진저리가 났다.
짧지 않은 시간이었다. 
한 두어 해였으면 감사했을 텐데.

그 와중에
날 믿고 지지해주셨던 선생님, 어르신들과
멀리서도 꾸준히 응원하고 위로해준 진정한 친구들은

나에게 있어 다소
이 시의 별이고 꽃이었던 존재들이다.

대학에 들어서고 보다 자유롭고 넓어진 공간에서 만난 인연들은 대부분 보석 같았다.
이 관계 속에 묻혀있는 내 삶이 얼마나 감격스러웠는지 모른다.

사람이기에 그 인연들도 날 아프게 한다.
바닥에 한 번 굴렀다고 보석이 돌 되지는 않기에
나 또한 모르는 사이 그들을 아프게 했을테니까…….
 

같은 대학교에 들어와 더 깊이 친해진 고등학교 동창이 근처에 자취를 했을 때,
종종 산책을 함께했다.
우리가 매번 공감하며 되새겼던 말은 “주변사람에게 좋은 영향을 끼치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였다.

가끔 한없이 우울하다.
나 자신 만큼
내게 소중한 사람들에게
그렇게 바랬던 존재가 되지 못하는 것 같아서.

감히 이 시의 별과 꽃 같은 사람이 되고 싶다.
둘도 아닌, 그 하나 있다는 사실에 든든할 존재.

외로울 때, 괴로워 쓸쓸히 나설 때
당신에게 다가서고, 환하게 안기어 공허함을 채워줄 수 있는 사람.

부담 없이 기댈 수 있는 사람
언제든지 돌아보면 있을 사람
가슴의 빈 공간을 채워줄 수 있는 사람.

여전히 마음만 앞선다.

‘나’란 사람의 그릇.

‘나’란 사람의 조건, 능력, 환경이 받쳐주어야 지속 될 일이거늘.

어서 정신 차리고 공부라도 해야 할 텐데.


 공부는커녕 아르바이트를 하러 집을 나서기 전까지 심각하게 우울해서 제정신이 아니었다.

다행히 오늘 날씨가 내게 있어 신의 한 수였다.
우산 없이 나선 출근길, 비오기 직전 진동한 풀·봄내음
일하는 중, 가게 천장에 떨어지는 빗소리
퇴근길, 비 그쳐 더 청량한 공기와 싱그러웠던 꽃·나무들.

오늘은 기분 전환하는데 하루를 다 쓴 것 같다.
그래도 어제보단 가치 있던 오늘이었다.

자고 일어나면 공부해야지~ 제발ㅠㅠ 아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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