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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숨/문화생활

진한 여운 가득_ <전주 현대음악유료공연>

by 휴 우 2017. 7. 2.
2017.07.01 저녁 6시,
한국소리문화전당 야외공연장에서 열리는 ‘현대음악 유료공연’에 갔었다.

올해 8회째를 맞이한 현대음악 유료공연은
‘울림(林) : 숲에서 노래하다’를 주제로 진행된다.

TV도 안보고, 음악도 잘 모르고..
그래서 출연진들도 다 모르는 가수들이었다.
몽니만 이름을 들어본 정도?

지난번 우연이 가게 된
‘진짜 음악’이라는 작은 콘서트,
처음 보는 ‘한올’이라는 가수한테 반해서
그 날 이후로 매일매일
그 가수 노래만 무한 재생 중이었기에

이번에도 부푼 기대를 안고!

소리문화전당 야외공연장은 처음이다.
좌석은 정해져있지 않다.
낮에 갑자기 비가 내려서 걱정했는데
좌석도 물기 없고
공연 내내 비도 안 왔다!

표를 제시하면 이런 팔찌를 채워준다.
자리 잡고,
전북대 로프트에서 사온 음료를 홀짝거리니
(근처에 파는 게 천 원짜리 생수밖에 없다. 갈 일 있다면 참고하시길. 음하하)
공연 시작!

첫 주자, 전국비둘기연합.

롹!!!....신나기는 하지만 귀가 많이 예민해서…….
찌르는 소리는 아파 손으로 귀 막고 들은ㅠㅠ

잠시 후, 뒤에 앉은 외국인 남자 분께서 귀마개 주셨다. 감사해요.ㅠ


두 번째 주자, 뷰티핸섬.

노래들이 좀 상큼하고 귀여웠다.
남자 보컬로 보이는 에디전은 외국인인가보다.
참신한 한국어를 구사한다.

춤도 췄는데 정말 순수해 보였다.
절로 웃음이 나는 무대.

세 번째, 노니파이.

이 가수들은 미쳤다.
진짜.. 하.. 말이 안 나옴.
지금도 여운이ㅠㅠ

음.알.못이라 표현을 잘 못하겠는데
일단, 개성이 뚜렷하다.
이상 시인의 ‘꽃나무’를 가사로 한 노래가 특히 인상적이었다.

‘한’의 정서, 판소리 창을 듣는 듯 한 느낌도 조금 들구.
음악은 현대적인데, 전통적인 감성이 느껴져서
더 가슴 깊숙이 와 닿았던 것 같다.

아, 어떻게 말해야 될지 모르겠군.
 암튼
피아노, 기타 연주가 저렇게 멋질 수 있는 거구나.
연주 자체만이 아니라 연주하는 동작, 제스처, 표정까지 다 예술이었다.
이쯤 되면 콩깍지 씌인 걸지도.
 
진심으로 악기가 배우고 싶어졌다.

밝은 노래도 진짜 잘함.ㅠ

이 가수들 본 것만으로
하루 건졌다. ㅎㅎ

네 번째, 오웬

음악, 분위기가 여자들이 좋아할 스타일임을 증명하는
많은 여성분들의 환호소리.
‘피크닉’이란 노래가 기억에 남는다.
노래들이 좋았다.
대중적인 느낌의 깔끔하고 편안한 무대였다.

마지막, 몽니.

시간이 10시쯤인가 되어갔던 것 같은데.
벌써 4시간째 ㄷㄷ
아가들을 데리고 오신 분들을 비롯해 좀 빠져 나가 주셔서
앞자리 쪽으로 계속 옮겨
근접에서 초 근접 자리로 승격.

왜 ‘몽니, 몽니’ 하는지 알겠다.
말이 필요 없음.

4명의 연주에서 시선이 가지 않는 곳이 없고
보컬은 쉬지도 않고
고음의 어려운 노래를 연달아 부르는데

심장 멎을 뻔.
사랑에 빠졌습니다.
 
음, 저 분 사람 아니야.
얼마 안 되는 노래와 노래사이 쉬는 시간
멘트와 행동들의 센스마저...
내 궁핍한 어휘력으론
‘완벽’ 이란 단어 말고는 설명할 길이 없다.
나 빼고 대부분 사람들이 이미
다 알고 있었을 사실일 듯하니 말을 마치겠음.


공연이 끝난 아쉬움과 감동의 여운을 머금은 채
10시 반, 우리는 구정문 치킨 집으로 걸어간다.

몸도 마음도 든든히 채우고 집에 도착.
 
우리와 다를 바 없는 평상복차림의 가수들,
가수와 가까운 거리의 관객들,
함께 체감하는 여름과 공연의 열기,
그렇게 보낸 약 4시간의 시간.

알바, 비에 절은 퇴근길로 시작했던
나의 쾌쾌한 하루 공기를
반전시키기에
부족함이 없었던 시간.

공연은 장르를 불문하고
자주 보는게 좋을것 같다.

음원과 라이브의 차이가 커서
섣불리 현장에서의 만족도를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평소의 내 취향과 다른 음악들이었지만,
그래서 더 자극적이고 새로운 감동으로
다가왔던 것 같다.

전주에서 이런 영양가 있는 공연을
볼 기회가 많아진 것 같아 감사하다.

오늘도 수고하셨습니다.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