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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숨/문화생활

영화 ‘노무현입니다’ 를 보았다.

by 휴 우 2017. 6. 2.
핵심부터 말하자면 머리털 나고 본 영화 중에 가장 눈물나고 감동적이었다.
혼자 보러가길 권장.

나는 성격이 좀 별나다.

정치외교학과이지만 실제 정치에 전~혀 관심이 없다.
그 학문이나 이론, 철학은 재밌지만 정작 지금 일어나는 정치현장에는 NO관심 까막눈.
얕게 주워들은 게 전부. (부끄러울 일이다.)

마찬가지로 나는 영화(소설도!)를 안 좋아했다.
끝까지 본 드라마가 다섯 손가락에 꼽음.
내 삶, 하루하루 사건, 사고가 끊이질 않는데
남의 사, 특히 허구
그런 것들 보며 감정 낭비해야하나 싶다.

남 일에 동화가 잘 되어서
시끄러운 정치나 가슴 졸이는 영화 보는게 힘들었다.

요즘 많이 변했다. 영화 찾아보는 걸 보면.

잔잔한 감동의 영상이라는 지인의 말을 듣고,
비도 오고 이따 알바도 가는 꾸리꾸리한 날이렷다
별 기대 없이 ‘노무현입니다.’를 혼자 보기로.

시장, 국회의원 조차 번번히 낙선하던
노무현 전 대통령이 2002년 첨으로 정당내 도입된 새천년민주당 국민경선에 지지율 2%나가 노무현 돌풍을 일으키며 당당히 후보로 당선되기까지의 이야기가 큰 틀이다.
측근들의 인터뷰가 덧대어져 진행된다.
극적이면서도 애달파, 차라리 소설이었으면 했다.
나이 들었나 눈물이 질질 샌다.
요즘 다 질질 샌다.ㅋㅋ

그림자처럼 따라다닌 가난은 그의 삶에서 참 중요한 역할을 한다.
안쓰럽고 대단하고
연민이 가고 존경스러운
그런 사람의 이야기였다.

사람이 인생의 가치를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그 행로가 이렇게도 전개될 수 있겠구나.
사람은 따뜻했지만, 그가 걸어야했던 길은 차가운.. 그런 대조의 미가 있었다.

보통 본인이 행복하기 위한 삶을 산다.
성공을 위한 안정적인 길을 택하고
높은 벽을 앞에 두고서는 더러워도 타협하며
그냥 그렇게 세상 흘러가는대로 산다.

그래서, 번번이 낙선하며서도 신념을 끝까지 지켜가며
인간적인 내음을 뿜어내는 그의 모습에서 존경심을 가지지 않을 수 없었다.

내 삶의 가치와 신념은 어디다 두어야할지 다시 한 번 고민하게 되었다.
막 울어서 오히려 속도 풀린
훌륭한 영화였다.

가볍게 보려고 같다가, 질질 짜고 나왔다. 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