쥐
나더러 자꾸 어른이 되라고 한다, 매순간 맞이하는 일련의 사건들이. 실감한다. 즉각적으로 반응하는 나의 생각과 행동, 표정, 손짓이 너무 어리다는 것을. 머리와 가슴에 쥐가 난다. 너무 저려서, 모든 걸 멈추고 축 쳐져서는 쥐가 풀리기를 기다리는데. 풀린다 싶으면 다시 쥐가 나기를 반복하니 만약, 내가 되어야 하는 어른이 현명하고 항상 옳은 무언가를 제시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라 이 저릿함을 그나마 덜 느끼거나, 합리화 하고, 이 저릿함에 익숙한 사람이 되는 거라면, 그 ‘어른’이라는 것이, 지금 아픈 내게는 참 가치 없어 보여서……. 멍하니 쥐나 풀리라고, 먼곳을 응시하다 그저 웃는거지 뭐.
2016. 12.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