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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음식과 추억

전북대 타코야끼_<사이코우>

by 휴 우 2017. 9. 10.
타코야끼를 엄청 좋아한다. 때는 바야흐로 고등학교 1학년 때 전주 객사에서.
체육대회 뒤풀이로 정신없이 쏘다니다 집으로 돌아올 즈음, 무리 중 한 명이 먹거리 골목에 위치한 ‘마루꾸마루꾸’ 타코야끼 집에서 몇 알을 포장했다.
짱구를 보며 일본음식에 대한 환상을 키워가던 초등학교 저학년 시절, 강경 젓갈 축제에 갔다가 돌아다니는 타코야끼 트럭에서 문어빵을 사먹었다가 너무 맛없어서 충격을 받았던 기억에 그 이후로는 시도조차 하지 않았던 음식.
그게 맛있냐는 의심어린 눈초리를 보내는 내게 그 친구는 타코야끼 한 알을 건넸던 것 같다.
생각보다 너무 맛있어서 반했다는...

그 이후로 객사만 가면 꼭 타코야끼를 포장해왔다. 그렇게 어언 5년째...
한 때는 꽂혀서 만들어 먹겠다며 타코야끼 팬과 반죽, 소스, 가문어 등등 재료를 사고서는 동그랗게 굴려 뒤집는 게 잘 되지 않자 어무니께 모두 떠넘겼던 기억도 있고ㅎㅎ 그 때 타코야끼 원 없이 먹었었는데 어무니가 더이상 귀찮아서 못만들겠다구 파업하시는 바람에..ㅠㅠ

추억팔이는 이쯤하고! 암튼 요즘 ‘마루꾸마루꾸’가 맛이 좀 변했다.
소스 때문에 결과적으론 싱겁다 말하기 어렵지만, 반죽이 좀 싱거워졌다. 때문에 소스와 반죽이 착 감기지 않는 느낌. 따로 논달까. 돌아와요...ㅠㅠ

별수 없이 티파니 건너편으로 옮겼다.
여기도 맛있긴 하다. 타코야끼만 먹으러 객사를 갈 정도는 아니다.
그냥 내가 열정이 식은 건가.
암튼! 그런데 전북대 명랑핫도그 자리에 타코야끼 가게가 생겼다.
씐남!

오리지널, 갈릭 먹어봤는데 갈릭이 더 맛있다.

7알에 2500원이면 객사보다 500원 정도 더 비싸긴 하지만
치즈, 고구마를 추가하지 않는 한, 같은 가격 내에서 원하는 소스를 선택할 수 있으니 좋다.

문어도 큼직하게 들어있고,
겉이 바삭하고 속은 촉촉해 식감도 아주 만족스럽다.
버스 타고 갈 필요 없이 타코야끼 가게는 이곳에 정착할 듯싶다.
ㅎㅎ가쓰오부시 듬뿍!

매장 안 먹을 수 있는 공간이 작지만 깔끔하게 마련되어 있어 가게에서 먹었다.

타코야끼만 보면 가슴 아래가 뭉근하니 교복을 입었을 적의 추억으로 가라앉는다.
‘그 때 만약..’이라는 부질없는 수식어로 미련을 곁들여 무게를 더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