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이 헐어 염증이 난다. 만성이다.
이 예민한 방어적 반응에 어설픈 위로로 긁어대면 상처는 곪아 터질 지경.
아파서 상대를 치고 싶다.
긁지 말라고.
머리 끝 차오른 화에 데여
온 몸의 감각으로 뻗어 내려온 말초신경은
축 쳐져서
누군가의 한 글자, 자그만 까딱임, 가는 숨소리까지 더듬으려 들기에.
그런 이가 내뱉는 이야기들이 듣는 사람이라고 편할 리 없다.
생각이 있는 사람을 앉혀놓고 그저 들어주기만을 바라는 것도
웃길 짓이지.
간절히 누군가의 위로를 듣고 싶은 게 아니라면,
해결이 그저 막막하다면,
입 다물고 있는 게 답인 것 같다.
나도 좋고 너도 좋고.
어찌 보면 정말 별 게 아닌
그래서 더 말 할 수 없는.
오늘도 이렇게 하나 배운다.
한 숨/문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