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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숨/MY PLAYLIST

자꾸 찾게 되는 노래_ <틀/한올 (Han-All)>

by 휴 우 2018. 2. 27.

[어떤 감정 #1 by 한올]


당신은 날

얼마나 잘 안다고 생각해요

내가 어떤 사람인지

어떤 생각을 하는지

말이에요

때로는 나

나도 날 잘 모를 때가 있어요

왜 그렇게 말을 했는지

그렇게 생각했는지

말이에요

나를 미워 말아요

같잖은 이유들로 나를

나를 미워하지 말아요

날 모르잖아요

가끔 나도 나를 모르겠는데

아는 척 하지 말아요

Don't hate me hate me love me

Just leave me leave me (alone)

당신은 날

얼마나 잘 안다고 생각해요

내가 어떤 사람인지

어떤 생각을 하는지

말이에요

당신의 틀

그안에 날 맞추려 하지마요

내가 어떤 사람인지

함부로 단정짓지

말아요

Don't hate me hate me love me

Just leave me leave me (alone)

Don't hate me hate me love me

Just leave me leave me (alone)

Don't hate me hate me love me

Just leave me leave me (alone)

.

.

.

.

.

한올의 <어떤 감정> 앨범은 이름을 참 잘 지은 것 같다.

이런 가사에

이런 멜로디에

차분하게 읊조리는 한올의 목소리는 감정 깊숙이를 자극한다.


잊고 싶은 일들이 좀처럼 지워지지 않아 날을 새는 때가 많았다.

별반 다를 바 없는 내일이 기다릴 거라고 생각해서였을지 모른다.

원치 않게 밤을 새야하는 나날을 세는 일이 무의미해질 즈음부터

삶과 죽음은 선택이 아니라는 체념(諦念)을 위해,

애써 외면해야하는 체념(滯念)으로 또 다른 체념(體念)이 분주했다.

*체념(諦念): 희망을 버리고 단념함

 체념(滯念): 풀지못하고 오래 쌓인 생각

체념(體念): 깊이 생각함.

변수와 아이러니의 총합이라는 인생의 어느 부분에서

체념의 굴레가 맞닿은 어딘가 즈음에 서있는 지금,


본인이 가진 모습 중 가장 혐오하는 것을 일상의 주로 삼고

가장 잘 해왔던 것들을 버려감으로써 생을 이어간다.

드러나지 않는 자해에 기대어 일상을 유지한지 수년째.

지금에 와서야 의심하건데

꾸역꾸역 생을 이어가야 하는지에 대하여

갈등이 멎었던 즈음의 내 선택이 은 아니었을지도.


스스로가 만든 트라우마의 에 갇혀

병적으로 삼켜내는 일상과 인간관계들

개워내고 싶다는 충동만 앞선다.


혼자가 되는 건 못견디게 무섭고

함께있을 땐 체증에 숨이 막힌다.

어찌할 바를 모르겠다.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깨져가는

사소하거나...중요한...

내 가치와 신념들을 실감할 때면

끓어오르는 자괴감에 헛구역질이 시작된다.


이젠 의중을 알수없는 그 누구에게나 

희석된 진심으로, 제법 가볍게

당신이 좋다, 편하다, 예쁘다 말한다.


개워낼 때 몸이 덜 상하도록.

.

.

무궁한 자원과 가치가 혼재하는 요즘 같은 때면 더욱이

끝없이 마주해야하는 선택의 순간들.

본인만의 잣대가 분명하지 않으면 한걸음 내딛기가 가시밭인 인생의 여정.

그래서라도 필요한 것이니, 그 틀이란 게.


좁은 식견일수록

생각이 덜 익을수록

틀은 가볍고, 날이 서는 것 같다.


주제 모르고 들이대며

괜히 남의 마음에 난도질 하지 말도록

나 역시 베이지 않도록

좀 더 신중하게 담금질하고 두드리며 만들어가야 할 나의 틀.

어렵다.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