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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자취생의 하루

나를 사랑하기로_ <자취요리와 대만 항공권 예매>

by 휴 우 2018. 4. 25.



중간고사 시험으로 인해 모든 수업이 휴강이었던 오늘.

아침 7시가 조금 안되는 시각. 오랜만에 여유있게 기상했다. 

냉장고에서 오렌지와 사과를 꺼내 쥬스로 갈아마시며, 오랜만에 느끼는 산뜻함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공부도 열심히 안하면서 '시험기간'으로부터 오는 압박을 내심 느끼기는 하는 건지, 그냥 정신을 놓은건지
수백개로 분열된 주인의 멘탈 상태를 모방한 듯 난장판인 자취방을 치웠다.


찰현미와 현미를 반 씩 섞어 밥을 짓고, 

간장양념에 재워둔 소고기에 좋아하는 야채 듬뿍, 치즈 살짝 넣어 불고기를 만들었다. 

아부지가 직접 만들어 보내주신 파프리카 피클 함께 한 접시에 옮겨 담는다.

오랜만에... 조촐하지만 '나를 위한' 밥상을 차렸다.


건강한 '집밥'이라는 이유만으로 목구멍 뒤로 밥알을 넘기는 순간 차오르는 만족감을 억누르지 못하고

'내가 만든 거지만 너무 맛있는 거아니니?' 혼자말을 중얼거린다. 크큭

밖에서 대충 사먹지말고 나를 위한 건강식으로 이렇게 자주 챙겨먹어줘야겠다는 생각이 계속 든다. 

음.. 아마 나혼자 먹겠다고 이렇게 음식 자주 하기는 쉽지 않을 것 같긴하다. 


어쩌면 매년 한결 같았지만,

올해는 유난한 것 같다. 

나를 재촉하는 시간을 외면한 채 날뛰는 어린 생각과 마음 탓에  

미련과 후회라는 대지 위로 내 발자욱들을 새겨간다.

달라졌다고 생각했는데 넋놓고 사람들에게 휘둘리는 것도 여전하고.

좋게 보려해도 자꾸만 미워지는 스스로를 어쩌지도 못하니까.

.

넌 대체 뭐가 불만인거니?

.

하루, 일주일 그렇게 몇개월들이 지나가고 있다.  


중간고사가 끝나 한학기의 반절이 지나버린 이 시점에 어떠한 성과물도 내지 못했다는 생각에 뒷덜미가 서늘해졌다. 뭐라도 해야한다 싶어 조급하게 눈에 보일 무언가를 찾는다.



코타키나발루 6박 8일간의 자유여행에서 친해진 대만커플이 올 10월에 나를 보러 전주까지 오기로 한 상태이다.

그렇다면... '이번 방학 때는 내가!' 이런 마인드로 아무 생각없이 대만행 비행기표를 알아본다.


바로 시내로 빠져 놀기엔 김포에서 출발해 도착하는 송산공항이 

인천공항에서 출발해 도착하는 타이베이 공항보다 낫다는 말을 주워듣고 

예매 고고.


Guys. I'm going to see you guys soon.


좀 설레는군.


오후 3시부터 밤 12시까지 있는 알바 가기 전,

잠깐이었지만 오랜만에 가져 본 자취방에서의 시간 & 나혼자만의 여유 & 나를 위한 시간~


딱히 특별한 일을 한 것도 아닌데 이~렇게 감사할 수 있을까.


당신은 지금, 오늘 당신의 행복을 책임질 사람의 얼굴을 보고 있다. - 존포웰 거울


앓았던 만큼 배운 게 많았던 시간이었으니까

좀 더 내실있는 사람이 되가고 있는 거라고 믿으며

오늘 더 행복해지기로.